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자국 내 강력한 정치파벌이며 혁명원로의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구설수에 올랐다.
알리바바그룹과 잭 마 알리바바 회장이 부분적으로 보유한 사모펀드 윈펑캐피털이 홍콩 소재 텔레마케팅 및 제약정보업체 ‘씨틱21CN’을 공동 인수하는 과정에서 태자당 인사들이 막대한 이문을 챙겼다고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알리바바 측은 지난 1월 씨틱21CN을 1억7000만 달러(약 1764억원)에 인수했다. 문제는 중국 국영업체 씨틱그룹에 속했던 이 업체의 제약 부문 연매출이 740만 달러에 불과하고 2006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 적자 상태였다는 것이다.
홍콩 소재 J캐피털리서치의 제프 도르 애널리스트는 “알리바바 투자 전에 씨틱21CN의 사업규모는 매우 작았고 이익을 못내 성장 전망이 밝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 중국 혁명원로인 장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아들인 장롄양과 며느리 천샤오잉 부부가 핵심 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장롄양은 지난 4월까지 이사를 역임했고 천샤오잉은 지금도 부회장을 맡고 있다.
알리바바가 인수한 직후 회사 주가는 7배로 뛰었고 그 결과 천샤오잉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5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씨틱그룹의 회장을 역임하고 역시 씨틱21CN에서 지난 4월까지 회장을 지낸 왕쥔(王軍·73)도 태자당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왕전(王震) 전 중국 국가부주석으로 대장정에 참가한 홍군 원로이며 1989년 톈안먼사태 당시 시위 무력진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쥔 전 회장도 지난 3월 3000만주의 회사 지분에 대해 스톡옵션을 행사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씨틱21CN은 지난해 매출의 4분의 3이 중국 국영기업으로부터 왔다. 회사는 중국 식품의약총국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이 회사가 가진 의약품 바코드 추적시스템에 관심을 가져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쓰면 중국 내 아직 사용되지 않는 백신 20만개의 위치를 하루 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짜약 적발 등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설명에도 정치적인 영향력이 큰 인사들과의 관계가 적절하게 공개되지 않는 것은 회사 경영의 투명성에 의문을 줄 소지가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와 기타 월가 은행들도 중국 고위층 자제를 취업시켜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