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이성태노선 ‘만지작’

입력 2014-09-17 09:22 수정 2014-09-17 10:3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내린 후에도 금리인하 압박을 이어가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통화정책의 한계’를 언급하며 적극적인 방어태세에 돌입했다. 정책공조라는 명분에 따라 사실상 정부와 시장에 끌려다니는 모양새를 보였던 이 총재가 역대 한은 총재들 중 대표적인 ‘독립투사’로 꼽히는 이성태 전 총재 노선으로 서서히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금리의 향후 방향성은 인상이라고 했으나 지난 8월 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다. 세월호 사태가 발생하면서 경기회복세가 타격을 받은 것과 함께 경기부양에 ‘올인’하는 최 부총리가 지난 7월 취임한 이후 금리인하를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8%), 심리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금리인하의 효과, 가계부채 급등 가능성 등으로 전달 금리인하는 한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 부총리는 추가 금리인하를 위한 군불때기 또다시 돌입했다. 최 부총리는 공식석상에서 잇따라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에 열린 외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한국의 기준금리를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며 금리인하 요구를 노골화했다.

이에 이 총재는 8월 금리인하 때처럼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취임 후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최 부총리와 채권시장에 떠밀려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국회 경제정책포럼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전 세계적 저성장·저물가 현상과 국내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이 맞물려 통화정책이 물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고 있는 점을 설명하며 “통화정책만으로는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뒷받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완화 등 경제전반에 걸친 구조개혁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총재가 최 부총리의 압박에 ‘반격’에 나선 것인지는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후 정권실세였던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 부총리처럼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강단 있기로 유명한 이성태 전 총재는 물가상승을 우려하며 그해 8월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맞섰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10~12월 네 차례 걸쳐 금리를 내렸다.

최 부총리는 대통령의 신임은 물론 정치권의 뒷배까지 있어 강 전 장관보다 더 전방위적으로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총재가 한은의 중립성을 얼마나 지켜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상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00% 결정…15년9개월 만에 연속 인하
  • '핵심 두뇌' 美·中으로…한국엔 인재가 없다 [韓 ICT, 진짜 위기다下]
  • '회복 국면' 비트코인, 12월 앞두고 10만 달러 돌파할까 [Bit코인]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송석주의 컷] 순수하고 맑은 멜로드라마 ‘청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위기론에 조기쇄신 꺼내든 신동빈…대거 물갈이 예고
  • 신생아 특례대출, ‘연소득 2억’ 맞벌이 부부까지 확대… “결혼 페널티 해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8 11:29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675,000
    • +3.16%
    • 이더리움
    • 5,047,000
    • +8.28%
    • 비트코인 캐시
    • 726,000
    • +5.6%
    • 리플
    • 2,056
    • +6.42%
    • 솔라나
    • 339,200
    • +4.85%
    • 에이다
    • 1,426
    • +7.3%
    • 이오스
    • 1,137
    • +3.18%
    • 트론
    • 282
    • +2.92%
    • 스텔라루멘
    • 678
    • +11.3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9,300
    • +7.99%
    • 체인링크
    • 25,430
    • +5.43%
    • 샌드박스
    • 837
    • +0.8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