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지난 2분기 어닝쇼크를 보인 가운데 3분기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할 조짐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1배럴당 95.42달러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110달러 선에서 움직였던 가격이 또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두바이유는 국내 정유사들이 도입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정제마진 수익이 떨어지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9월 3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배럴당 3.9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과 비교해 52.9%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2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가운데 이달 정제마진이 지난해보다 반토막 이상 떨어졌다.
한국산업은행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떨어지는 이유는 셰일가스 생산 및 개발 확대로 인한 미국의 정유제품 수출 증가를 가장 큰 요인으로 뽑았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1월 6.2Bcf(Bcf; 10억입방피트)에서 지난해 1월 29.2Bcf로 증가했으며, 올해 4월엔 34.7Bcf로 꾸준히 상승했다.
즉, 국내 정유사의 실적악화가 유가하락, 셰일가스 생산 확대 등의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미국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라 롯데케미칼, SK가스, E1 등 국내 석유화학업게는 이미 셰일가스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전체 석유화학제품원료 중 나프타 비중이 90% 이상이지만, 에탄 기반의 셰일가스가 저렴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나프타 정제를 통한 전체 수익의 70~80%를 차지한 국내 정유사들은 속수무책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날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1리터당 1901.57원으로 1800원선으로 붕괴하기 직전이다.
한국산업은행 측은 “국내 정유사들은 앞으로 미국산 정유제품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및 수익성 약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