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은 10일 김 전 대법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조정위원회는 교섭장에서 반올림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황상기씨, 김시녀씨를 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협상 당사자인 반올림이 조정위에 반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가족대책위와 합의했으니 문제될 것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올림 측은 “교섭의 원칙이나 절차적 정당성은 아무 필요없다는 안하무인의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8일 열린 9차 대화에서 김 전 대법관의 조정위원장 임명을 합의하고 향후 조정위 구성과 보상 및 사과, 예방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반올림은 조정위 구성 자체를 반대하며 협상을 거부했다. 반올림 측은 조정위 구성 없이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위 등 3자 간 대화를 통해 직업병 보상 관련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올림 측은 또 “조정위는 삼성 말을 듣지 않는 반올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틀어막으려고 만든 도구”라며 “김 전 대법관 같은 분이 삼성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7년 동안 삼성직업병 문제를 제기해 알리고 해결 방안을 고민해 온 반올림이 직접 이 문제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법관은 나머지 조정위원 2명을 지명할 권한이 있다.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향후 수시로 실무협의를 갖고 조정위 구성과 운영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3일 열린 7차 대화부터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수용한 가족대책위와 나머지 피해자 가족 2인 등 두 개의 협상 채널로 나뉘어 삼성전자와 대화를 진행했다. 가족대책위는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받아들인 김은경, 송창호, 유영종, 이선원, 정애정, 정희수씨 등 6명으로 구성됐고 반올림은 황상기, 김시녀씨 등 나머지 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