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직업병 보상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조정위원회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올림은 1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본질과 사태의 경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제삼자가 올바른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은 또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정위원회가 아니다”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 더 많은 피해자들로의 보상기준 확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즉각 조정위원회 구성을 중단하고 올바른 교섭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 설치를 강행하는 것은 ‘당사자 합의 없이는 일방적으로 조정기구나 중재기구도 만들 수 없다’는 약속을 파기하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올림은 지난 3일 열린 7차 대화부터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수용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와 나머지 피해자 가족 2인 등 두 개의 협상 채널로 나뉘어 삼성전자와 대화를 진행했다. 가족대책위는 삼성전자의 선보상안을 받아들인 김은경, 송창호, 유영종, 이선원, 정애정, 정희수씨 등 6명으로 구성됐고 반올림은 황상기, 김시녀씨 등 나머지 2명이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9차 협상에서 앞으로의 교섭을 중재할 조정위원장으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촉하기로 합의했다. 조정위원회는 총 3명으로 구성되며 김 전 대법관은 나머지 조정위원 2명을 지명할 권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