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15일 공시를 통해 고재호 대표가 자사주 2000주를 주당 1만7300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고영렬 부사장 역시 5500주를 1만6780원에 매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부진한 조선 업황을 그대로 반영하듯 바닥을 치고 있다. 15일 대우조선해양은 전날보다 4.91% 내린 1만6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1만6400원가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조선업이 호황이었던 2007년(6만5000원 수준)과 비교하면 반의 반토막으로 줄었다. 1년 전인 2013년 10월 17일 종가 3만8400원과 비교해도 반토막이 넘는다.
주가하락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일주일 넘게 매도세를 이어온 외국인은 15일 하루에만 38만주를 쏟아내며 '팔자' 주문에 나섰다. 이같은 외국인 매도세를 방어했던 것은 기관투자가였다. 그러나 이날 기관마저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67만주를 쏟아냈다.
이러한 매도세의 배경에는 곧 들이닥칠 3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우려가 깊게 서려있었다. 앞서 FN가이드와 투자업계 등은 대우조선해양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약 1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3조8300억원, 영업익은 1000억 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고재호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이런 상황을 방관할 수 없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대표이사와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크게 △주가하락 방어 △투자심리 안정화 도모 △시세차익 실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주가상승에 무게를 실어주기도 한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경영진이 자사주를 취득한 만큼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임원의 자사주 매입을 제도화한 곳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책임경영을 위해 임원들이 직급에 따라 일정 규모로 자사주를 사야한다. 이를 퇴임할 때까지 보유하는 ‘임원 주식 보유’가 제도화돼 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심리 인정에 도움을 주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더구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이 총 105만주를 내다파는 상황에 고재호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7500주 매수로 투자심리를 돌려세울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부사정에 밝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업계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통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사정이 다르다”며 “하루 280만주가 거래되는 상황에 7000여주 매입은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도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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