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전(戰)을 앞두고 세계적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지속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있어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ㆍ합병(M&A) 과정에서 기업 지분을 사들인 뒤 지분 가치를 높여 차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란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계열 투자회사인 트라이엄프 인베스트먼트는 이날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5% 보고서)’를 통해 대한통운 지분이 종전 17.06%에서 20.55%(328만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역시 골드만삭스 계열인 리스타무브 아일랜드가 지난 10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3.49%(56만주)를 사들인데 따른 것이다. 이번 매입금액만 주당 8만5000원씩 475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외국계가 아닌 국내 투자자 지분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20.36%에 머물렀던 대한통운 외국인 보유 비중이 매매당일 56만주 순매수를 기록하며 23.85%로 늘어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매도 주체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대한통운는 내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통운이 국내 최대 종합 물류망을 갖춰놓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그룹들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STX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일찌감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각각 대한통운 지분 14.78%와 13.47%를 보유한 2, 3대주주이기도 하다. 여기에 CJ그룹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 최대주주는 골드만삭스측 이지만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것일 뿐 경영권 인수로 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대한통운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향후 M&A 과정에서 지분매각을 통한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지난 7월 법원이 제3자 배정의 유상신주발행 방식 매각 방침을 밝혀 내년에 있을 신주 유상증자에서 지분 51%를 인수하는 곳이 대한통운의 새 주인이 된다.
대한통운은 시가총액은 약 1조 14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51% 지분을 확보하는 데 60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최대 종합물류업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 보유자산이나 브랜드가 한꺼번에 넘어오기 때문에 인수 후보군이 많아지면 대한통운 몸값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인수경쟁이 치열해지면 인수자금은 1조 5000억원까지 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대한통운의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 이 지분을 어딘가로는 넘기게 될 것”이라며 “인수전이 본격화 되기에 앞서 가능한 한 많은 지분을 확보해 지분 가치를 극대화 시킬 목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