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 나에게 폭풍우가 몰아닥치지는 않을까 덜컥 겁이 났다.
사실 작년에 서울에 있는 조그만 아파트를 샀다. 뱃속의 아이까지 포함해 두 아이의 아빠로서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욕심과, 치솟는 전세값 탓에 이사를 자주 다녀야 했던 고충을 덜기 위해서였다.
맞벌이하는 아내와 직장생활하면서 조금 모아둔 돈과 은행에서 절반 이상의 대출을 받아서 집을 장만했다. 애초부터 투자 목적보다는 편안한 보금자리 마련이 목적이었기에 아파트 가격하락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다행히 지난 1년 동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있었고 덕분에 내 대출금리도 20~30bp(1bp = 0.01%p) 떨어졌다. 애초 계산했던 것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는데 최근 미연준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한 것이다.
리먼 사태 이후 달러화를 찍어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미국 금리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 시차는 있겠지만 결국 한국 금리도 인상될 것은 뻔한 수순이다. 내 대출은 3년 거치형 상품이라 원금상환은 조금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다면 내 가처분소득은 점점 줄어들고 어느 한계선 이상 오른다면 정말 부도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040조원으로 벌써 100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부동산규제 완화, LTV, DTI 규제완화로 급격히 가계부채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주위에는 취업을 못해 허덕이고 있는 30살 전후 후배들도 많고,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들도 많다. 이런 상황이 나아지지는 못할망정 미국산 나비의 날갯짓이 한국에 폭풍우가 되어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