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의 지배구조가 어떻길래 녹십자가 경영권 참여 의사를 밝혔을까. 지난해 녹십자 측의 반대로 지주사 전환이 무산된 일동제약에 녹십자가 이사진 선임을 요구하며 경영권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일동제약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일동제약의 최대주주는 씨엠제이씨라는 회사로 지분 8.34%를 보유하고 있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의 개인 회사격인 이 회사는 2003년 2월 26일 케이비네트웍스로 설립된 후 2010년 3월 16일 씨엠제이씨로 상호가 바뀌었다.
이 회사는 경영컨설팅 및 전자부품 도매업을 주업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윤원영 회장으로 지분 100.0%를 갖고 있다. 등기임원은 사내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회사 대표이사인 윤 회장과 부인인 임경자씨, 장남 윤웅섭 사장이다. 사실상 윤 회장 일가가 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일동제약의 사실상 지배주주인 윤 회장의 지분은 6.42%로 가족 중 가장 많다. 부인 임경자씨 2.63%, 장남 윤웅섭 사장 1.63%, 장녀 윤혜진씨 0.22%, 차녀 윤영실씨는 0.09%를 각각 보유하고 있지만, 윤 회장 가족이 보유한 지분 중 자녀 보유 지분은 1.94%에 불과하다.
이 밖에 계열사인 일동후디스(지분율 1.36%),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5.47%),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1.16%), 일동제약 창업주인 故 윤용구 회장의 유지를 기려 설립한 장학재단 송파재단(3.04%) 등이 특수관계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씨엠제이씨와 윤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16인의 지분을 모두 합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32.52%다.
특히 지난해 말 정연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장내에서 3000주를 추가로 사들이면서 정 부회장의 보유 주식수는 기존 7000주에서 1만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 측 지분은 32.50%(지난해 3분기 기준)에서 32.52%로 증가했다.
윤 회장 일가를 비롯한 최대주주 측과 2대 주주인 녹십자 측(29.36%)과의 지분 격차는 단 3.16%P에 불과한 상황으로 적대적 M&A(인수·합병) 등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초 녹십자 측이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면서 당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 적대적 M&A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