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전자금융사고로 인한 보상금 규모를 최고 10억원 수준으로 책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감독당국의 세부 감독기준안이 조만간 마련될 예정이지만 손해보험업계에서 이와 관련된 상품 개발을 지체하고 있어 금융권들이 우려감을 내비치고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른 금융감독원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전자금융거래법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위임을 받아 지난 9월부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 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해킹 등에 의한 전자금융사고 발생시 원칙적으로 금융기관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률이다.
이 전자금융거래법에는 사고 발생시 그 책임 및 보상 문제가 금융기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이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현재 금감원이 마련한 세부 규정안에는 전자금융사고 발생시 전자금융업자(전자금융을 실시하는 해당 금융기관 및 관련 업체)가 1억~10억원 수준의 보상 책임을 지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 등 대형금융기관들은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중소형 금융기관들의 경우는 보상 책임한도가 너무 높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형 금융기관들은 이 정도 선이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하지만 아직 일부 중소형 금융기관들은 회사 규모에 비해 금액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해보험사들이 전자금융사고와 관련된 상품개발을 지연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손보사들은 보험가입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적극적인 상품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가입할 금융기관의 숫자도 제한돼 있고 또 손보사들의 수익성이 낮은 상태에서 피해 발생시 거액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손보사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보상과 관련된 보험이 없어 가입을 못하면, 전자금융 사고 발생시 이에 대한 보상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