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이동통신시장에서 역사적인 일이 일어났다. 결코 깨질 것 같지 않았던 SK텔레콤의 50%대 시장점유율이 13년만에 무너진 것이다.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특히 LG유플러스의 약진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점유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LG유플러스의 비약적인 성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2월 무선통신서비스통계현황’을 보면, SK텔레콤의 총 가입자수는 2835만6564명으로, 49.60%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는 1743만2306명과 1138만1348명으로 각각 30.49%와 19.90%의 점유율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불법 선불폰 등 장기 미사용자 회선 등에 대한 대대적인 직권해지 조치를 시행해 지난 달까지 45만 회선을 해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권해지분을 더해도 점유율은 49.99%에 그친다. 타사의 강세에 따라 SK텔레콤의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것.
최근 1년간 통신 3사의 전체 가입자수 증가율을 보면, 점유율 지각변동은 지난해 10월에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후부터 일어났다.
SK텔레콤의 가입자수 증가율은 단통법 시행 전까지만 해도 꾸준히 0.5~0.6%대를 유지하다가 10월을 기점으로 0.03%으로 뚝 떨어진 뒤 0.3~0.4%대에 머물렀다. 그러다 2월에는 -1.27%까지 증가율이 급락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가입자수 증가율은 단통법 시행 직후 0.06%으로 하락했다가 0.36%까지 회복한 뒤, 12월에는 0.59% 급성장했다. 올 1월과 2월에도 각각 0.47%, 0.54%의 증가율을 보이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KT의 가입자수 증가율은 단통법 시행 이후 0.3%대를 유지하며 버텼으나, 올 2월 0.23%까지 하락했다.
SK텔레콤은 당분간 50% 점유율을 회복 할 수 없을 뿐더러, 점유율 회복을 위해 굳이 노력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회복을 위해서는 타사보다 최소 50만명 이상의 가입자수를 더 늘려야 하는데, 단기적으로는 불가능 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음달 10일 국내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6’에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 출시 이전부터 이미 시장이 과열될 대로 과열된 상태라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이 같은 상황을 최대한 이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먼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요금인가제 개선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요금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요금을 올려받지 못하게 신규 요금제를 사전에 심의하는 제도로, 무선통신에서 규제를 받고 있는 SK텔레콤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특별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는데, 회사가 어렵다는 지표가 나온 만큼 내부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5(SKT):3(KT):2(LGU+)라는 점유율 구도가 깨지면서 소모적인 가입자수 유치 싸움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며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불법 선불폰 가입자를 털어내는 모범을 보인 만큼 통신시장의 경쟁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