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외환시장의 흐름을 전망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이 31일(현지시간) 오전 발표하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현황 보고서가 달러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3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의 정식 명칭은 ‘외환보유고 통화별 구성 보고서(Currency Composition of Official Foreign Exchange Reserves)’로 외환시장의 향후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가 12조 달러(약 1경3272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다른 투자자들도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표에 강달러가 더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지난 8개월간 달러 가치는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 대비 달러 가치는 지난해 5월 이후 28% 올랐다. 지난 1년간 WSJ달러지수는 19% 상승했다.
로버트 신체 애머스트피어폰트증권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유로는 더 이상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축통화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IMF가 내놓은 지난해 3분기 보고서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유로 비중을 축소하고 달러는 확대해 외환시장의 흐름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유로 비중은 22.6%로, 전분기 대비 1.5%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반면 달러 비중은 1.6%포인트 확대돼 10여 년 만에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WSJ는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 양적완화(QE)를 시행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는 물론 올해 1분기에도 달러 비중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평가다.
SLJ매크로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머니매니저는 “ECB가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이에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로 매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5월이나 6월에 유로·달러 환율이 1대1 등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3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0.5% 하락한 1.083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8% 오른 120.07엔으로 나흘 만에 반등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지난 27일 연설에서 “금리인상 속도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이 “올 하반기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발언에 더 무게 중심을 둔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