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공업 3대주주인 효성의 보유지분 6.87%를 외국계가 248억원을 들여 전량 인수했다. 2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분 21.25% 매각을 본격화 한 시기에 이뤄져 외국계의 인수 배경에 촉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외국계가 주당 4만4000원씩 248억원에 전량 매입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11일 제출한 대한유화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5% 보고서)’를 통해 대한유화 지분 6.87%(56만3438주)를 지난 7일 전량 처분했다고 보고했다.
당일 장마감후 시간외매매를 통해 주당 4만4000원씩 총 248억에 넘겨졌다. 인수주체는 증권선물거래소 대량매매내역을 통해 외국계로 확인되고 있다.
평소 하루 몇천주 수준인 대한유화 외국인 순매수ㆍ도 규모가 당일 57만6278주 순매수를 기록, 외국인 보유비중이 7.84%에서 14.86%로 폭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대한유화는 현재 2대주주인 캠코가 보유지분 21.25%(174만2404주)에 대해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매각주간사로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말 캠코 자본금 증자 때 500억원에 해당하는 대한유화 주식를 현물출자해 보유하게 됐던 지분이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11일까지 공개경쟁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를 접수받는 상황이다. 캠코는 이후 심사를 거쳐 입찰적격자(50인 미만)에게 입찰안내서와 투자설명서가 배포하고 오는 21일 매각 입찰이 실시된다.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외국계가 대규모 자금을 풀어 대한유화 지분을 대거 사들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계 대한유화 경영권 위협세력으로 등장하나
만일 효성 지분을 인수한 외국계가 이번 입찰에 참여해 캠코 지분까지를 인수한다면 외국계가 대한유화 지분 28.12%를 확보하게 된다.
대한유화 오너인 이순규(47)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 39.75%(325만9866주)와의 격차를 11.63%(95만40242주)로 좁히는 수준이다. .
현 대한유화 오너측도 경영권 안정을 위해 최근 ‘H&Q-국민연금 제1호 PEF’ 운용사인 H&Q AP코리아와 전략적 제휴(MOU)를 맺고 캠코 지분 인수에 뛰어들고 있기는 하다.
최근까지 대한유화는 캠코 보유지분 매각 방침 만으로도 증권가에서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만큼 새로운 외국계 대주주의 예사롭지 않은 등장이 ‘알짜’ 기업으로 거듭난 대한유화의 기업가치를 염두에 둔 단순투자 차원인지 아니면 경영권까지를 염두에 둔 행보인지 그 ‘속내’가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대한유화는 지난 1970년 설립된 석유화학제품(플라스틱 원료 HDPE 및 PP 등) 전문 생산업체로 지난 1994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4년만인 지난 1998년 법정관리를 졸업, 알짜 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 9월말 현재 자산규모가 8526억원에 이르고 지난해 매출 1조411억원, 순이익 377억원을 기록했다. 올 1~3분기 매출도 9731억원에 이르고,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 전체 규모를 웃돈 495억원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