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경제지표]엇갈리는 경기지표 경기회복이냐 디플레냐 전문가 견해는

입력 2015-04-06 09:05 수정 2015-04-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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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통계적 착시현상”, “아직 경제심리 회복될 상황 아니다”

한국 경제의 성적표가 엇갈리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수지가 ‘불황형 흑자’를 나타내고 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0%대를 기록하면서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반면 부동산과 증권시장에는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정부가 상반기 10조원을 조기 집행하고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대로 낮추는 등 경기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경제심리가 회복될 상황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주식과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고, 생산·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가 반등하는 등 미약하나마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며 경제지표의 개선을 주목했다.

저금리, 저유가, 달러대비 원화가치 약세(환율상승) 효과로 미약하나마 경기 회복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회복’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며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각에서는 ‘D(디플레이션)의 공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0.35% 오르는 데 그쳐 4개월째 0%대를 기록했으며 특히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 역시 불안한 모습이다. 3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83억9200만달러를, 경상수지 흑자는 6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반면, 부동산 시장은 긍정적이다. 3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2843건으로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뒤 3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3월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조1000억원으로 2012년 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런 상반된 현상은 크게 불어난 시중 부동(不動) 자금이 실물경제보다 먼저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내수(內需) 경기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돈맥(脈)경화’(돈이 돌지 않는다는 의미)가 우려돼 경기 회복세가 미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경기가 어려워지진 않겠지만 지표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 정책이 고갈될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투자, 소비, 수출 지표가 좋지 않아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가 좋게 나올 수 없다”면서 “올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인하해야 하고, 단기정책과 장기정책을 병행해 구조개혁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기가 아직 회복세를 보인다고 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신 부문장은 “저유가와 저금리, 환율 등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우리는 2013년 1분기에 저점을 기록한 후 올라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속도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엇갈리는 경제지표에 대해 “통계적 착시현상 일 수 있다”면서 회복세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6조원 가까이 재정을 투입하고 금리를 몇 차례 내렸음에도 경기 회복 효과가 크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정책은 치료제가 아니라 일시적인 ‘진통제’라고 표현했다.

김 연구위원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처방일 뿐이지 본질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려면 체력이 회복돼야 한다”면서 “특히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하므로 정부가 이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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