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오는 6월 팬오션 인수 작업를 마무리 짓게 되면 5조원 규모 ‘대기업집단’에 가입하게 된다. 이에 김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구하는 지정요건들을 갖추기 위해 과제 풀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는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다. 그리고 중간지주회사 하림홀딩스가 있다. 이들 주요 회사들을 살펴보면 계열사들과 채무보증을 제공하거나 지급보증을 받고 있어 이를 먼저 해소해야 한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채무보증이 제한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4 회계연도 재무제표 기준 제일홀딩스는 계열사로부터 2647억4100만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다. 이는 제일홀딩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의 45%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하림홀딩스는 제일홀딩스로부터 915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으며, 이 외에 선진, 하림, 올품 등 타 계열사들로부터 제공받는 보증금액이 대략 2440억원에 이른다.
물론 공정위에서 지정된 대기업집단 지정 요건은 신규 지정된지 2년 이내에 해소하면 된다. 유예기간 내에 해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고발 등의 제제가 가해진다. 하림그룹이 내년 4월 공정위로부터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2018년 3월까지 채무보증 문제를 해소하면 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김 회장이 지난 1월 하림홀딩스가 보유한 에코캐피탈 지분 53.33%를 약 230억 원에 전량 처분하면서 대기업집단 지정요소인 금융보험회사 의결권 제한을 충족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가 금융자회사 에코캐피탈을 각 46.67%, 53.33%씩 보유하고 있었다.
이 외에 출자총액 제한, 상호출자 금지 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2월 투자 파트너인 JKL과 함께 글로벌 해운기업인 팬오션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팬오션 인수대금은 총 1조79억5000만원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8500억원, 나머지 1579억5000만원은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