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직 사퇴’ 이완구, 2년 만의 추락… 최경환 부총리가 직무대행

입력 2015-04-21 09:32 수정 2015-04-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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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기류변화로 ‘해임건의안’ 통과가능성 높아지자 취임 63일 만에 사의표명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20일 사의를 표했다. 여러 사퇴 압박에도 “흔들림 없이 국정을 돌보겠다”며 버티던 그가 갑작스레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새누리당의 기류 변화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가 사의를 밝히기 하루 전 야당이 추진 중인 총리 해임건의안에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모임인 ‘아침소리’가 가세했고, 당 지도부는 ‘대통령 귀국 전 자진사퇴’ 쪽으로 의견을 모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총리가 임명되기 전까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무를 대행한다.

이 총리가 국회 입성 후 지금까지 보내 온 2년은 그야말로 ‘영욕’의 세월이었다.

지난 2009년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충남도지사직을 내던진 이 총리는 2013년 4.24재·보궐선거로 화려하게 국회에 입성한다. 이후 1년 만에 경선도 거치지 않고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추대된 데 이어 국무총리에 내정되면서 충청권 출신의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순탄할 것으로 예상됐던 청문회는 잇단 의혹이 번지며 얼룩졌다. 야당의 반대를 뚫고 취임하는 데 성공했지만, ‘반쪽 총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던 와중에 선포한 ‘부패와의 전쟁’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목을 조르게 됐다.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 비리에 초점을 맞춘 검찰의 대대적인 반부패 수사를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총리의 비리 의혹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를 받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9일 자살하며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금품 수수 메모를 남겼는데, 여기에 이 총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총리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증언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을 받은 이 총리는 결국 자진사퇴하기에 이르렀다.

박근혜 대통령은 순방 중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을 보고받고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면서도 “이 일로 국정이 흔들리지 않고 국론분열과 경제살리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내각과 비서실은 철저히 업무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며 국회에는 “지금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국회에서도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별도로 총리 직무대행을 지명하지 않은 만큼 새 총리가 임명되기 전까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국무총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대통령의 지명이 있으면 그 지명을 받은 국무위원이, 지명이 없으면 정부조직법 제22조에서 규정된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외교통상부, 통일부, 법무부 등의 순에 따른 국무위원(장관)이 그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별도로 총리 직무대행을 지명하진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당연히 경제부총리가 국정을 돌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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