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급증으로 모처럼 활기를 띈 여의도 증권가가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 소식에 당황하고 있다.
27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서울 여의도 소재 7개 증권사 본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당한 증권사는 아이엠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HMC투자증권, 현대증권, 신영증권, 동부증권 등 7곳의 본점 사무실 등이다.
검찰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배경에는 과거 이들 증권사들이 맥쿼리투자신탁운용(옛 ING자산운용)과 짜고 기관투자자들의 위탁 자금으로 불법 채권거래(채권 파킹 거래)를 한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찾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미 금융당국의 제재가 끝난 시점에서 증시 활기로 간만에 영업 훈풍이 도는 타이밍에 압수수색이라는 변수를 만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금융당국은 올 초 맥쿼리운용에 업무 일부정지(신규 일임계약 체결 금지) 3개월과 과태료 1억원 부과 조치를 했다. 또한 관련 펀드매니저와 대표이사 등 관련 임직원에게는 면직 요구, 직무정지 3개월 등 징계를 내렸다.
채권 파킹에 가담한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3곳에는 기관경고와 과태료 5000만원 부과 등 조치를 내렸다. 아이엠투자증권과 동부증권에는 기관주의 조치와 함께 과태료 5000만원이 부과됐다. 아울러 HMC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과태료 3750만원, 2500만원 처벌을 받았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의 임직원들에게도 정직 3개월, 감봉 3개월, 견책 등 조치를 취했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은 당시 파킹거래를 도모한 펀드매니저와 채권 브로커들에 대한 형사 처벌을 위한 사전 조사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미 금융당국에서 제재 조치가 다 끝난 시점에 개인 비리 조사를 회사 전체의 잘못으로 비춰져 평판에 흠집이 날까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몇 년간 보릿 고개를 겪다가 이제 막 투심이 회복 되는 단계에 이런 악재가 겹쳐 당혹스럽다"며 "이제 막 증권사로 발걸음을 돌린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희석 될까봐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사건에 가담한 펀드매니저는 배임, 채권 브로커들은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채권 파킹거래 담당자들이 PC에 남긴 이메일과 메신저 등의 증거를 파악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파킹 사건이 불거질 때 마다 거론되는 맥쿼리투신운용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맥쿼리투신운용은 호주의 글로벌 금융사인 맥쿼리 그룹이 지난해 ING자산운용을 인수해 사명을 바꿨으며 100%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맥쿼리에서 인수 하기 전 ING운용 시절에 벌어진 사건인데, 파킹 사건이 거론될 때 마다 맥쿼리운용 이름으로 알려지기 때문에 평판에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라며 “채권파킹 사건 이후로 리스크컴플라이언스 전문가 출신인 전문경영인(CEO)을 선임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