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음성통화와 문자를 월 2만원대 요금제로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국내 출시된 것인데요.
이에 따라 가계 통신비는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통사는 그간 주 수익원이었던 음성통화를 왜 무제한으로 제공하기로 했을까요?
오늘은 그 속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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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KT는 2만 원대 요금제부터 통신사와 상관없이 음성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이 요금제는 최저 2만9900원부터 최고 9만9900원까지 총 9구간으로 구성됐습니다.
데이터는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죠.
그렇다면 통신비는 얼마나 절감될까요?
한달간 음성 무제한ㆍ데이터 10GB를 이용한다고 가정한다면,
'데이터 선택 요금제' 5만9900원 vs. 기존 '완전무한77 요금제' 7만7000원
총 1만7100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 요금제는 음성통화량은 많으나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고객에게 특히 유리합니다.
KT만 이러한 요금제를 내놓는 것은 아닙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요금제는 사실상 이통사가 주요 수익원이었던 음성통화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파격적인 행보인데요.
이들은 왜 갑자기 주요 수익원을 포기하기로 했을까요?
사실 지난달까지만해도 이들은 주요 수익원인 음성통화를 포기못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2만원대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제안했지만
이통사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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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과 미국 이동통신 업계는 진작부터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구글을 비롯해 스프린트, 버라이즌, T모바일 등 주요 이통사가
음성은 무제한으로 제공,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NTT도코모 등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제를 일찌감치 내놨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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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통사들의 움직임은 통신시장 변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데이터로 메시지를 무료로 주고 받고, 심지어 화상전화를 할 수 있는 마당에
장기적으로 음성통화가 더이상 수익원이 될 수 없다는 판단한 것이지죠.
이는 곧 이동통신 시장이 데이터 시대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요금제가 이통사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통신시장 구조 자체가 달라 외국사례와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과연 이통사는 손해를 보게될지, 가계통신비는 크게 줄어들 지 귀추가 주목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