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셰일유산업을 고사시키려는 작전이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으며 석유생산을 줄이지 않는 지금의 전략을 고수할 전망이라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우디의 지난 4월 산유량은 103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다음 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하지만 사우디가 현재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FT는 전했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개월 간의 유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셰일유와 심해유전 등을 포함한 값비싼 원유에서 멀어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6월 이후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미국의 시추장비 가동대수가 60% 감소했다”며 “지난달 미국 셰일유 생산은 찌그러들어 수년간 이어져온 증가 추세가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혀 사우디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IEA는 “아직 OPEC의 승리를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은 여전하다. 이라크와 이란 등 OPEC 회원국은 물론 브라질처럼 원유 채굴 비용이 큰 나라도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FT의 인터뷰에 응했던 관리는 “사우디의 글로벌 에너지산업에 대한 지배력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우디의 주도로 OPEC가 지난해 가격 지탱을 위해 감산을 펼쳐왔던 이전 전략 대신 산유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유가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사우디 관리들은 고유가 상황에서만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미국 셰일산업을 노린 전략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