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지분변동] 이종각 대한제분 회장이 2세 경영체제 5년 만에 승계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대한제분의 승계 로드맵은 오너 2세가 대주주인 회사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한 그룹 대물림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앤비컴퍼니는 지난 18일 이종각 회장이 갖고 있던 대한제분 주식 32만721주 전량(지분율 18.98%)을 현물출자 방식을 통해 취득,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대한제분 지분 8.73%(주식수 14만7560주)를 더해 총 27.71%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 20일 100주를 추가 매입해 총 보유 주식수는 46만8381주다.
이번 작업은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효율성 증대를 위한 디앤비컴퍼니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것이라고 대한제분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한제분그룹은 관계사였던 디앤비컴퍼니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대한제분을 지배하는 구조다. 대한제분은 디앤비컴퍼니를 제외한 나머지 10여개의 타 계열사를 모두 자회사로 지배하고 있다. 즉 디앤비컴퍼니가 대한제분 위로 올라가게 되면서 ‘옥상옥’구조를 띈 것이다. 옥상옥 구조는 비상장사 또는 오너 개인 회사 등이 소수의 지분으로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게 되면서 불투명한 경영 체제라고 비판을 받아 왔다. 앞으로 이종각 회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을 끈다.
특히 디앤비컴퍼니가 이종각 회장의 장녀 이혜영 부사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자 지분이 81%를 차지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사실상 이종각 회장의 자녀가 지배하는 회사가 최상위 지주회사가 될 회사의 대주주로 자리잡은 셈이다.
이와 함께 대한제분그룹은 지난 2009년 말 이종각 회장이 대한제분 대표이사직을 사인한 후 그의 장남인 이건영 부회장이 그 뒤를 이으면서 2세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경영권을 승계하는 수순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실제 대기업들이 경영권 승계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은 지주회사 전환이다. 지주회사를 설립한 후 사업자회사 주식과 주식스와프(맞교환)를 함으로써 자연스레 경영권을 강화하거나 승계하는 방식이다.
디앤비컴퍼니는 파스타, 와인냉장고 등을 수입하고 밀가루 조제품을 수출하는 업무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수입한 파스타 제품을 대한제분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내부거래를 하며 매출의 절반가량을 쌓아 오고 있다.
더불어 디앤비컴퍼니의 나머지 지분 19%는 대한제분의 자회사인 대한싸이로가 갖고 있다. 이에 ‘디앤비컴퍼니→대한제분→대한싸이로→디앤비컴퍼니’로 순환출자 구도를 갖게 됐다. 향후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을 위해 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디앤비컴퍼니의 지주회사 전환을 계획 중이며, 구체적인 전환 작업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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