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증시 3대변수 ② 메르스] ‘사스’와 데자뷰… 단기쇼크 영향 제한적

입력 2015-06-04 18:21 수정 2015-06-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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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후폭풍에서 다소 회복된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업종별 등락이 2003년 사스(SARS) 발생 당시 중국 증시와 흡사하다며, 메르스 발생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감염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20일 첫 환자 발생 후 휘청거렸던 주가는 낙폭을 회복하고 있다. 2002~2003년 사스가 중국 대륙을 덮쳤을 당시 상해종합지수도 한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사스 발생 후 약세를 보였지만 첫 사망자가 나온 1월부터 5월까지 반등세를 보였다”며 “전염병이 발생하면 주식시장은 실제 확산 여부보다 공포에 따른 불안감을 먼저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첫 환자가 확인되자 이튿날인 5월 21일 16.73포인트나 빠졌다. 첫 사망자가 발생했던 6월 1일에는 2100포인트(2078.64)가 무너졌다. 사망자 수가 2명으로 늘고 3차 감염자 소식에 지수는 2070선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4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9.70포인트(+0.47%) 오른 2072.86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7.59포인트(+1.09%) 상승한 704.56을 기록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으로 주식시장에 큰 충격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며 “오히려 글로벌 경제 환경이 주식시장 등락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사진= 하나투어(위)와 아모레퍼시픽(아래) 주가추이)

메르스 환자가 확인됐던 5월 말 국내 주식시장은 여행, 화장품, 호텔, 카지노 등 일부 섹터가 크게 위축됐다. 반면 마스크 생산업체인 오공, 케이엠, 위생장갑을 제조하는 유니더스의 주가는 급등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스 확산 기간이었던 2003년 1~5월 중국 증시 역시 의류, 호텔 증권, 부동산, 레저, 의류 등 내수 업종이 급락했고, 실내활동과 관련된 도서류, 위생용품 소비는 평소보다 증가했다”며 “전염병이 발생하면 내수 관련 업종이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메르스 영향을 받은 업종이 '중국내수주'라는 점에서 중국 증시와 차이를 보였다. 여행, 호텔, 화장품 등 유통 및 내수 업종이 중국인 관광객에 의해 매출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사진= 오공(위)과 케이엠(아래) 주가 추이)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종목들은 안정을 찾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전일 대비 각각 6.09%, 2.61% 올랐다. 화장품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맥스비티아이 등이 3~5%대 상승률을 보였고 에이블씨엔씨(-1.16%)만 소폭 내렸다.

증시 변동폭이 잦아졌지만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메르스 감염자 수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면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

김영환 LIG투자증권은 “2차 감염자들의 잠복기간이 끝나는 6월 셋째주까지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만약 구조적으로 메르스 전염성이 높아지면 사스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증시가 위축되고 경제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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