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15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관여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상원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다음달 17일 열리는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본다”며 “이는 현재 상황에서 삼성 측의 우호지분이 19.8%인데 비해, 7.1%를 소유한 엘리엇 측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은 26.7%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10.2%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 역시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유동적”이라며 “합병이 성사되어도 해외소송까지 갈 가능성이 있어 삼성측이 이번 합병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해외소송에서 합병비율을 자산 기준으로 산정하게 된다면, 엘리엇의 손해배상 청구액이 2조~3조원에 달할 수 있다"며 "이에 비해 삼성측이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 10%p 늘리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1조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합병이 무산될 경우 삼성물산 주주에게 보유전략을 추천한다”며 “이는 동사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이로인해 가치의 정상화가 진행됨으로써, 향후의 상승여력이 40%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제일모직 주주에게는 향후 주가가 합병 발표 이전의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어 현 수준에서 차익실현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과 달리 합병이 성사될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주 모두에게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합병법인 주가의 상승여력이 당사의 기존 일반 지주회사 밸류에이션 기준을 적용하면 -8.6%”이라며 “시장의 높은 기대치가 반영된 컨센서스 중간값을 적용해도 5.0% 상승여력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