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가임기 여성(30∼49세) 307명을 대상으로 중금속과 내분비계 교란물질 농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조사는 혈액과 소변 임상검사, 설문조사 등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이들의 혈중 중금속 평균 농도는 납 1.4㎍/L, 카드뮴 1.0㎍/L, 수은 1.9㎍/L 등으로 나타나 미국 기준을 밑돌았다. 미국 기준은 납 10㎍, 카드뮴 5㎍, 수은 5.8㎍이다.
소변 중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비스페놀A(BPA)의 평균농도는 1.67㎍/L으로, 독일과 미국 등 해외 유사 연구사례보다 기준치의 절반 이하로 조사됐다.
프탈레이트 대사체 중 모노 2-에틸-5-하이드록시헥실프탈레이트와 모노 2-에틸-5-옥소헥실프탈레이트의 합의 평균농도는 23.64㎍/g, 모노부틸 프탈레이트의 평균농도가 40.92㎍/g으로 각각 나타나 기존에 연구된 산모ㆍ영유아 환경노출에 따른 건강영향 조사 결과보다 낮았다.
환경부는 주요 유해환경인자와 건강영향간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혈중 카드뮴 농도가 높은 군은 낮은 군에 비해 자궁근종, 자궁내막 용종, 자궁질환, 에스트로겐 의존성 종양 등의 유병률이 2.53~4.0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카드뮴이 체내에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2차 성징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다 시 자궁근종과 유방암, 우울증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납의 고노출군에서는 자궁내막 용종 진단율이 4.46배, 수은의 고노출군에서는 비만 진단율이 저노출군에 비해 2.53배 높게 분석됐다.
비스페놀A의 경우 기존 연구결과와 유사하게 고노출군에서 불임 발생율이 저노출군에 비해 4.01배 유의하게 높았다. 하지만 불임으로 진단 받거나 치료 받았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18명(5.9%)으로 일반 인구집단의 여성 불임율(7%)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임 진단명이 배란장애, 나팔관 장애, 원인불명 등으로 다양해 이번 조사만으로는 비스페놀A가 어떻게 불임 위험을 높이는지 추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호중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이번 조사가 소규모 연구로 환경노출과 여성질환 간의 상관성 규명에 한계가 있다”며 “올 하반기 500여명을 추가 조사해 가임기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건강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