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순하리는 소주로 분류되지 않는다. 주세법상 알코올 도수 14도 짜리 ‘리큐르’로 분류되지만 희석식 소주에 유자과즙 및 유자향을 섞어 일반인들에게 소주로 인식될 뿐이다. 하지만 ‘소주 아닌’ 이 소주가 일반 소주 매출까지 끌어올리면서 주류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중이다.
편의점 CU가 순하리를 판매하기 시작한 지난 4월 10일부터 6월 16일까지 주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소주 전체 매출은 25.7%나 증가했다. 특히 순하리를 포함하지 않은 롯데주류의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은 31.9%나 늘었다. 전체 평균 신장률 보다 6.3% 포인트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GS25에서도 처음처럼은 28.4%나 증가했다. 순하리를 합하면 처음처럼 브랜드는 111.2%나 급증했다. 처음처럼은 소주 전체 매출 증가율 32.7%보다 낮지만 순하리와 같은 과실소주 판매를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참이슬 역시 14.1% 늘면서 과실소주 열풍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맥주 역시 순항 중이다. 수입맥주가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매출이 우상향하고 있다. CU의 맥주 매출 신장률은 같은 기간 21.6% 늘어났고, GS25 역시 16.7% 증가했다. 지난 5월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는 수입맥주 비중이 40.2%에 달하기도 했다.
반면 바닥을 찍은 것 같았던 위스키는 속절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윈저와 조니워커 등을 판매하는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가 1분기 15만7092상자(1상자=500㎖x18병)를 팔아 전년 동기(17만5319상자)보다 10.4% 줄었다. 2위 페르노리카코리아도 12만3347상자에서 5.9% 감소한 11만6113상자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국내 위스키업체 골든블루가 같은 기간 6만1474상자를 팔아 3만7259 상자에서 65%나 급증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위스키업체들은 최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리며 실적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일소주와 수입맥주로 인해 소주와 맥주 시장 전체가 성장하고 있는 반면 위스키는 달라진 술문화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변화에 맞게 새로운 시장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