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이달부터 단종보험대리점 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포화된 시장에서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취지에서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보험료 산정이 어렵고 단종대리점들과의 수수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7월 출시하려 준비했던 가전제품의 애프터서비스(A/S)를 보장해 주는 단종보험인 'EW(연장보증)보험'의 출시를 연기했다.
롯데손보가 출시를 연기한 EW보험은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기존 AS기간 이후로도 동일한 서비스를 연장해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예컨데 A씨가 에어컨을 구매한 뒤 EW보험을 가입했다면 정식 AS기간이 지난 뒤에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롯데손보는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를 단종보험대리점으로 활용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와 수수료 협상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판매 수수료를 낮게 책정한다면 롯데하이마트의 수익이 낮아지고 보험료가 1만원 수준에 불과해 수수료를 많이 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손보사들은 단종보험 판매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채널이 늘어났을 뿐 실질적인 수익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A손보사 관계자는 “단종보험대리점과 협의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겠지만 홍보비와 교육비,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부분에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단종보험대리점 제도가 도입되면 애완견보험이나 AS보험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기 때문에 신상품이 줄줄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전망과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들의 경우 이미 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비용을 들여 단종보험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없다”며“단종보험 판매를 담당하는 대형마트, 가전매장 직원이 불완전판매를 할 가능성도 높아 보험사에게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