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시중금리 이상의 임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5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 거래가 활기를 띄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와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서울의 500억원 미만 빌딩 거래량은 총 5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9건)에 비해 39.6% 증가했다.
100억원 이하 소형 빌딩의 거래가 전체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개인 자산가들의 매입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 연구원은 “아직 집계가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이번 2분기 거래건수가 3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임대수익이나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법인 명의로 매입할 경우 절세가 되고 임대수익도 거두기 위해 투자를 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빌딩 투자가 늘어나는 근본적 이유는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 때문이다. 자산가들이나 법인이 선호하는 서울 강남권 상권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연 4% 전후로 시중금리 보다 높아 투자처로 매력적이다.
여기에 강남권은 서울 중심부의 지역적 특성으로 부동산 자산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할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는 국내 뿐만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인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계약액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45% 급증한 1290억달러에 달했다. 1분기 부동산 계약 규모로는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분기에도 사상 최대 규모 상업용 부동산 계약 체결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빌딩을 매입할 수 있는 경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크지 않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빌딩 용도를 가지고 낙찰된 건수는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빌딩의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거래 규모는 크게 달라지는데, 일반적인 빌딩 거래는 근린상가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고 이를 포함하는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면서 “빌딩의 경우 거래 규모가 크고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일반 부동산 거래보다는 훨씬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해다.
이 연구원은 “반면 상가나 아파트 등은 자기자본이 많이 필요한데 반해 빌딩을 경매로 매입할 경우 25% 정도의 자금만으로도 매입이 가능하다”면서 “리스크가 있지만 꼼꼼하게 살펴 본다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