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의 마라톤 협상이 8일 결국 결렬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최저임금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던 최경환 경제팀의 입장이 궁색해졌다.
최 부총리는 앞서 지난 3월부터 최저임금 대폭 확대를 강조해왔다. 소득증대에 따른 소비증대가 내수와 경기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봤기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부총리는 올해 3월 국가경영전략연구원 포럼 강연에서 소득 주도 내수 성장론을 내세우며 "올해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이후 가계소득 증대 3대 패키지 등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작년에 최저임금을 7.2% 올렸는데 앞으로도 고용 총량이 감소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올려서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이 나아지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사용자위원의 배후인 재계에 다시 한번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이같은 최 부총리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저녁부터 8일 새벽까지 11차 전원회의를 열어 근로자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 절충 작업을 벌였지만 노사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이 과정에서 공익위원들은 올해보다 6.5% 오른 5940원을 최저, 9.7% 인상된 6120원을 최고치로 하는 심의촉진안을 제시했지만 근로자위원들은 "공익위원안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이날 오전 5시30분께 집단 퇴장했다.
노동자 위원을 비롯한 노조 측은 최 부총리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공익위원안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얘기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론에도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기업소득을 가계로 돌려 소비 여력을 확충한다는 최 부총리의 복안은 재계가 배당은 늘리면서 임금인상에 인색해하면서 장기간 좌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법인세를 사수하며 기업소득 살리기에 나섰던 최 부총리의 재계에 대한 입장은 취임 1년을 앞두고 더할 나위 없이 궁색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은 최 부총리가 구상한 경기회복의 첫단추"라고 지적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1년간 공전하면서 사실상 정책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