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도심 지역 캠퍼스로는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그리드가 구축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특정 지역 안에서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구축한 ‘소규모 전력망’을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문재도 산업부 2차관, 성낙인 서울대 총장, 한재훈 LS산전 사장 등 산·학·연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 착수식을 가졌다.
마이크로그리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열병합발전, 연료전지 등 분산형 전원을 자체 발전원으로 이용하고 수요자는 스마트 미터 등 최신 기기를 이용해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면서 전력망(그리드) 관리자가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에너지 솔루션을 이용해 시스템 전체를 관리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이 크다.
또 지금까지 제주 가파도와 전남 가사도 등 육지 전력계통과 분리된 섬 지역에 구축됐으며 도심 지역 캠퍼스에 설치ㆍ운영되는 사례는 서울대가 처음이다.
서울대는 병원, 연구동, 도서관, 기숙사 등 다양한 용도 건물 225개로 구성, 전력 소비량이 국내 최대이며 다양한 전력소비 패턴을 보여 에너지 사용 효율화 및 소비 절감을 위한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13년 기준 서울대의 전기요금은 약 183억원, 사용량은 15만2031MWh로 잠실 롯데월드 11만2402MWh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기존 전력망에서 공급받은 전력과 함께 태양광·전기자동차(V2G) 등 분산형 전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해 자체 생산한 전력을 에너지 가격이 비싼 시간대에 활용된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9년에는 바이오연구동 등 일부 건물은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로 외부 전력 공급이 끊겨도 4시간 독립운전이 가능하고 서울대 전체 전기요금의 2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절감된 전기요금은 재투자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하거나 저효율 냉난방기와 같은 노후 설비 교체를 통해 서울대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정부와 참여 기업은 2019년까지 180억원을 투입해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 빅 데이터 분석, 수요 반응, 에너지 절감 기술, 에너지 소비 행태 등을 체계적으로 실증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마이크로그리드 구성요소와 시스템 분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골고루 참여해 에너지 신산업 분야 국내 관련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진출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