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말 발표되는 건설사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올해도 어김없이 발표됐다. 해외수주 침체와 국내 주택시장 회복 등의 악재와 호재가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순위변동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현재 시공능력평가 문제점 지적과 함께 개선책을 마련해야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2015년도 시공능력평가순위를 발표했다. 시공능력평가제도는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금액을 환산하는 제도다. 이를 기준으로 발주자가 공사 입찰참가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건설사들에게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오래전부터 경영·재무상태, 기술자 수 등 본질적으로 의미가 다른 평가요소를 금액화한 뒤 단순 합산함으로써 시공능력을 왜곡할 우려가 큰 데다 평가액 자체도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것 중 하나는 경영상태에 대한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심지어 내년부터 새롭게 개선되는 시공능력평가제도에서는 경영평가액 가중치 비율이 종전 75%에서 80%로 높아진다. 신인도 역시 25%였지만 30%로 늘어난다. 반면 시공실적은 현재 75% 비중이지만 70%로 낮아진다.
특히 비중이 늘어나는 경영평가액은 실질자본금에 경영평점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실질자본금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주당시 건설사 경영상태 악화로 공사가 중단되는 일 등을 막고 최근 경영상황과 경제 변화로 구조조정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경영상태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들다”며 “시공실적 이 아닌 경영상태를 강조하는 것은 그 건설사의 시공능력보다는 실질자본금 규모에 초점을 둔 것이기 때문에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시공평가액 적용 기준이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급변하고 있는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제도가 현재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는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시평순위가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갖추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