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업계의 강자들이 중국시장에서 일제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 등 3대 자동차 업체는 중국에서의 최근 신차 판매대수가 모두 전년 실적에 못 미쳤고, 스마트폰 분야의 선두 그룹인 중국 샤오미와 삼성전자 역시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이는 세계 판매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둔화 여파로, 상위 기업일수록 부진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폭스바겐은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특수 요인을 제외하고 반기 기준으로 전년 수준을 밑돈 건 이번이 처음이다. 2위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 6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수준에 못미쳤다. 3위 현대자동차도 2분기(4~6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나 줄었다. 6월 한 달에만 약 30% 감소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014년(6.9% 증가)보다 크게 둔화했다. 이들 3사의 판매 실적은 시장의 평균보다도 낮았다.
6월 이후 계속된 중국 증시의 폭락 사태로 투자자들이 신차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연간 판매 대수 증가율을 7%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판매량도 당초 2520만대에서 2420만대로 100만대 낮춰잡았다.
스마트폰 시장도 자동차 시장과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에 1위에 올라선 샤오미의 독주에도 그늘이 드리웠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기 대비 33% 증가했다. 2014년 이맘때엔 전년의 3배 이상 팔았던 것과 대조된다. 점유율 순위도 3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샤오미와 자웅을 겨뤘던 삼성전자도 갑자기 추락하고 있다. 올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신제품을 투입한 2분기에도 판매는 회복되지 않았다. 2014년에 14%가 넘었던 점유율은 지난 6월엔 8% 이상 급락해 순위는 4위로 떨어졌다.
그동안 두 자리 성장을 이어온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처음 한 자리 성장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에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 미국 애플은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새로운 판로 확대 효과는 갈수록 미미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신문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업계의 강자들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올 봄까지 계속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의 후유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판매 실적 이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다가 역풍을 맞았다는 것이다.
중국 경기 둔화가 선명해지면서 아무리 할인 공세로 밀어부쳐도 팔리지 않아 오히려 대량의 재고만 떠안는 신세가 됐다는 것. 이는 관련 부품 및 소재업계 등 저변 산업에까지 파급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