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8월 25일 周而不比(주이불비) 널리 친하지만 편당을 짓지 않는다

입력 2015-08-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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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군자는 알기는 쉽지만 친해지기 어렵고, 두려워하게 하기는 쉽지만 협박하기 어렵다.” ‘순자’ 불구(不苟)편 2장에 나오는 말이다. 원문은 ‘君子易知而難狎 易懼而難脅’인데, 압(狎)이라는 글자는 익숙하다, 진압하다, 업신여기다, 가벼이 보다, 이런 뜻을 가진 한자다. 친압(親狎)이라고 하면 너무 친하게 여겨 버릇없이 군다는 말이다. 글자의 구성으로 미루어 개가 주인을 반기는 나머지 버릇없이 하는 행동에서 따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 순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환난을 두려워하지만 의로움 때문에 죽는다 해도 피하지 않고, 이익을 바라기는 하지만 그릇된 일은 하지 않는다. 사귀어 친하게 지내기는 하지만 편당(偏黨)을 이루지 않고 말은 잘하지만 논리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마음이 넓고 너그러워 세상 사람들과는 다르다.”[畏患而不避義死 欲利而不爲所非 交親而不比 言辯而不辭 蕩蕩乎 其有以殊於世也]

순자의 말과 연관된 말이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온다. “군자는 보편타당해서 편당적이지 아니하나 소인은 편당적이어서 두루 화친하지 못한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주(周)는 보편적인 것, 개인의 이해관계를 초월해 널리 여러 사람과 화친하는 것이다. 비(比)는 이해관계에 맞는 사람들하고만 잘 사귀거나 친한 것을 말한다.

탕탕(蕩蕩)은 넓고 아득한 모양이다. 마음이 유연해서 사사롭거나 사악한 게 없는 마음을 형용할 때도 탕탕하다고 한다. 공자가 논어 태백(泰伯)편에서 요(堯)임금의 덕을 찬탄하는 말에 탕탕이 나온다. “넓고 넓어서 백성들이 능히 이름 지어 형용할 수 없었다.”[蕩蕩乎 民無能名焉]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게 탕탕평평(蕩蕩平平)이다. 영조의 탕평책이나 탕평채라는 음식도 이 말에서 나왔다. 탕탕하고 평평한 게 군자의 모습이니 주이불비는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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