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가시밭길] 수출 위기에 고민하는 산업계

입력 2015-09-02 08:55 수정 2015-09-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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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수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이 6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출 전선의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수출과 수입은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고 있다. 특히 수출이 늘어난 게 아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산업계를 둘러싼 수출 환경엔 악재가 겹치고 있다. 엔저(低) 현상 및 루블화 가치 하락 등 환율 불안,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신흥시장의 저성장에 이어 최근에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 둔화까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 주력 업종인 전자·자동차·정유·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자 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 LG전자는 글로벌 1, 2위를 다투며 세계 가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분기 유럽과 신흥국의 환율 영향으로 각각 8000억원, 6000억원에 가까운 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는 수입차의 파상 공세와 환율 변동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악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385만2777대로 전체 판매 목표(820만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쌍용차는 신차 ‘티볼리’ 효과에도 수출이 줄면서 지난 2분기 매출은 7.7% 줄고 영업손실 규모는 541억원으로 확대됐다.

유화 업계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또다시 곤두박질 치는 국제 유가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유화 업계는 세계 경기 침체로 국제 유가가 급락한 작년의 악몽이 재현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65조8757억원, 영업손실 2241억원을 기록, 1977년 이후 37년 만에 적자를 냈다. GS칼텍스, 에쓰오일도 마이너스 성장했고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실적이 줄하향했다.

문제는 수출이 세계 교역량에 영향을 받는 만큼 기업들은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부진은 기업의 자구 노력만으로 극복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세계 경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경영 전략을 보수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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