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만으로는 부진에 빠진 세계 경제를 구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모였다.
국제 경제분석 기구 G30은 1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를 위해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 중앙은행은 자신들의 정책(초저금리와 양적완화)이 정부가 위기를 해결하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시간은 이미 소진됐으며 (채권) 매입의 대가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G30은 전 세계 금융정책을 자문하는 싱크탱크로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회장을,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등 현직 총재도 구성원이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전 멤버다.
G30은 최근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적 기조가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를 낼지,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시 경제의 목표들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책들을 중앙은행들이 다 수행하기는 어렵다”면서 “각국 정부는 또 다른 위기 발생 가능성을 막고자 실물 경제의 취약점을 개선하고 경제 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30 보고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출구 전략이 앞으로 어려지게 될 것”이라면서 “너무 늦어지면 또 다른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G30의 경고와 달리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그리스 언론 회견에서 “양적완화(성과)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기대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드라기 총재는 “추가 완화적 조치로 (유럽)시장을 달래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해왔다.
미국 역시 최근 고용지표 부진으로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와 일본은행(BOJ)이 여전히 부진한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고자 양적완화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ECB는 오는 22일 몰타에서 정례 통화정책이사회를, BOJ는 오는 30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