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홍완선 본부장의 임기 연장 문제가 최광 공단 이사장과 보건복지부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홍 본부장의 연임 불가 방침을 정한 최 이사장의 행보에 복지부가 제동을 걸면서 최 이사장이 자진사퇴라는 역풍을 맞았다.
1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장의 임명권이 공단측에 있다는 발표를 한 데 대해 복지부가 최 이사장에게 연임 불가 결정 재검토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의 공문을 전달했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지난 12일 홍 본부장에게 연임불가 통보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에도 복지부는 장관이 최 이사장을 만나 협의를 했지만 승인도, 거부도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전격 강경 대응 입장으로 바뀐 것이다.
정진엽 장관은 14일 공문을 보내기 전 최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문을 보내게 된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15일 고위간부를 국민연금 본사로 보내 최 이사장에게 복지부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의 연임 불가 방침을 고수할 경우 최 이사장의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 건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정 장관의 거듭된 연임 요청에도 ‘월권행위’를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공단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 승인을 받은 뒤 기금운용본부장과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국민연금법 조항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런 가운데 복지부가 지금껏 소극적인 대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의중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눈치를 살피던 이유로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이 만만치 않은 배경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최 이사장은 한국외대 교수를 거쳐 김영삼 정부 당시 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특히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부산고·위스콘신대 동문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에도 있었다.
홍 본부장은 하나대투증권 부사장과 하나은행 부행장 등을 지낸 뒤 2013년 11월 기금운용본부장에 임명됐다. 당시 본부장 공모에 22여명이 지원했는데, 홍 본부장이 승리한 배경으로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구고 동기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