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둔화가 선명해졌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지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가 연율 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1.6%를 소폭 밑돌고 전분기의 3.9%에서 하락한 것이다.
지난 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 성장해 지난해 1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성장률 부진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기업재고다. 지난 분기 기업재고는 568억 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는 1분기에 재고가 1128억 달러, 2분기는 1135억 달러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블룸버그는 급작스런 재고 증가 둔화가 없었다면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이 3%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고 증가세 둔화는 기업이 미래 수요에 확신을 갖지 못해 과잉생산을 피하려는 모습을 시사한다. 유가 등 상품 가격 하락으로 재고의 달러화 표시 평가액이 감소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경제 70%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는 여전히 왕성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소비지출(PCE)은 3.2% 증가해 2분기의 3.9% 증가에는 못 미쳤지만 강세를 유지했다. 소비는 전체 GDP 성장에 2.2%포인트 공헌했다.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호조를 보인 것에 힘입었다. 지난 3분기 내구재 소비는 6.7% 증가했다.
주택투자는 6.1% 증가해 최근 3개 분기 평균치인 약 10% 증가보다 둔화했다. 기업투자는 2.1% 증가해 전분기의 4.1% 증가에 못 미쳤다. 정부 지출도 1.7% 증가로, 전분기의 2.6% 증가에서 둔화했다.
무역을 살펴보면 수출은 1.9%, 수입은 1.8% 각각 증가해 GDP 성장에 대한 무역 공헌도는 마이너스(-)0.03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분기 GDP 성장률 하락이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개인소비가 여전히 왕성하기 때문.
연준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점진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지난달 진단을 유지하면서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적절한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