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말3초’ 출판기념회 등 등판 예상
윤상현 “지금 한동훈 시간 아냐” 반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https://img.etoday.co.kr/pto_db/2024/12/20241216105923_2115400_800_488.jpg)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활동 재개를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당대표에서 사퇴한 지 두 달 만에 정치 복귀를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16일 오전 페이스북에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근황을 올렸다. 이어 “책을 한 권 쓰고 있다. 머지않아 찾아뵙겠다”며 정치 활동 재개를 예고했다. 그는 “아직 춥다. 감기 조심하시라”며 글을 맺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된 뒤 한 전 대표는 당내 사퇴 압박을 받다 지난해 12월 16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같은 달 29일 무한공항 제주항공 사고와 관련해 “한 분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소방당국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부턴 침묵을 지켜왔다. 이날 직접 근황을 밝힌 건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두 달 만이라는 시점에 방점을 둔 것”이라는 게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의 설명이다.
한 전 대표의 재등판은 예상해왔던 바다. 그는 지난해 당대표직에서 사퇴할 때 지지자들을 향해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뒤 국회를 떠났다. 설 연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 여야 원로를 만났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1973년생 이하 친한계 모임인 ‘언더 73’ 인사들도 이달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하며 한 전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 임박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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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 등을 통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인사는 “책 작업은 마무리돼 가고 있으니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책에는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표직을 역임하며 느낀 소회와 향후 정치 비전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2·3 비상계엄 당시 정국을 헤쳐나가며 느꼈던 바가 잘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친한계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이 끝난 뒤 2월 말이나 3월 초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직접 메시지에 친한계 박상수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2025년 가장 유의미한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혜란 전 대변인도 “한 전 대표께서 절벽에서 뛰어내려야 할 상황이 되면 주저하지 않고 뛰어내려 보겠다고 말씀하셨던 게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며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https://img.etoday.co.kr/pto_db/2024/12/20241216113752_2115424_800_533.jpg)
하지만 이내 “지금은 한 전 대표의 시간이 아니다”라면서 친윤(친윤석열)계의 견제구가 날아왔다. 윤상현 의원은 총선 패배, 윤 대통령과의 갈등 등을 언급하며 “(한 전 대표의) 분명한 책임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나서시면 당의 혼란을 불러올 뿐”이라며 “(한 전 대표의 선의는) 오히려 왜곡될 것이고 사익을 위해 대통령과 당을 이용한다는 오해만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당 지도부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우리 당 당원이면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고 큰 꿈을 꿀 수 있다”며 “본인의 자유의사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정치 재개가 사실상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 파다한 가운데, 한 전 대표에게 소위 ‘별의 순간’이 올지는 미지수다. 한 전 대표를 만났던 김 전 위원장은 6일 “(한 전 대표가) 등판하면 아마 지지도가 상당히 결집할 것”이라면서도 “별의 순간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 대표도 5일 CBS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 계엄 당일 해제에 앞장섰던 것을 두고 “역사가 부여한 사명을 완수했다고 본다”고 말하면서도 “(한 전 대표의 등판이) 오히려 늦었을지 모른다. 이 순간에도 욕을 먹는 걸 각오하고 할 말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