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지난해보다 8개사 증가한 가운데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중소형 지주회사의 주가 수익률이 대형 지주회사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총 140개사(일반지주회사 130개사·금융지주회사 10개사)로 지난해 132개사(일반 117개사·금융 15개사) 보다 8개사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같은 기간 5.8%에서 7.7%로 확대됐다.
지주회사 중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5000억원 미만인 중소형 지주회사가 89개로 전체의 63.0%를 차지했고, 이들의 주가 상승률은 대형 지주회사(자산총액 1조원 이상)를 압도하며 시장 시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제약과 화장품 업종 지주회사의 수익률이 도드라졌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에 상장된 지주회사 중 올 초 대비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낸 1, 2위 종목 모두 제약 지주회사로 조사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올 초부터 지난 11월 말까지 주가가 864.4% 상승했다. 2위는 JW홀딩스로 주가가 321.0% 뛰었다.
화장품 지주회사도 주가 상승률 상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올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코스맥스비티아이, 한국콜마홀딩스, 아모레G는 각각 57.7%, 55.8%, 53.5% 상승했다.
이밖에 동원시스템즈는 주가가 243.5% 올랐고, 한세예스24홀딩스, 삼양홀딩스, 일진홀딩스도 각각 100.4%, 77.3%, 6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형 지주회사는 CJ가 62.2% 오른 것을 제외하면 SK와 GS, LG는 각각 24.5%, 26.3%, 20.3% 주가가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KT와 LS는 모두 마이너스(-4.2%, -32.4%)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2.7%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중소형 지주회사는 올해 61.8% 오르며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라며 “올해 화장품, 제약, 음식료 등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내수주와 방어주가 선방하며 관련 중소형 지주회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대형 지주회사 대비 중소형 지주회사의 선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도 산업재 보다는 내수주가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제약주는 신약 개발에 따른 성장성이 부각되며 내년에도 시장의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과 높은 변동성은 우려되는 점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지주회사는 주요 자회사가 특정 업종(섹터)을 영위하는 경향이 큰데 지난해부터 제약, 화장품 등 중소형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도드라지며 지주회사가 이익을 향유했다”며 “그러나 중소형주들은 대형주 대비 고베타주(주가변동성이 큰 주식)로 하락시 낙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