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노동개혁 후속조치에 쓸 수 있는 예비비를 끼워넣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가 해명에 나섰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박 실장은 이 자리에서 "노동개혁 후속 조치에 쓸 수 있는 예비비 항목이 내년 예산안에 추가됐는데, 이를 국회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어서 협의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어제 안민석 간사에게 설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법정처리 시한을 48분 넘긴 3일 0시48분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1조6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일반회계 예비비를 노동시장 구조개혁 후속조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문구가 여야 간 사전 합의 없이 예산총칙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박 실장은 "예산총칙은 통상 막판에 국회 사무처에 제출하게 된다"며 "정부가 사무처에 안을 내고 여야 간사와 이야기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번에도 정부에서 안을 제출했는데 (여야가) 제대로 못 본 것 같다"며 "(정부가) 먼저 얘기하고 상의하는 게 맞지만 여야 간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제대로 못 본 걸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예비비의 취지는 국회에서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추가 재원이 필요해지는 것에 대비한 것으로 "입법조치가 완료되지 않으면 집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중에 예비비를 집행하는 상황이 되면 여야와 협의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임의로 노동개혁 후속조치와 관련해 예비비를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실장은 올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2년 연속 여야 합의로 통과됐고, 48분 정도 늦기는 했지만 사실상 법정 기한 내에 통과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박 실장은 여야 의원들의 민원성 지역구 사업예산이 다수 반영됐다는 지적에 대해 "예산 검토 과정에서 상임위나 예결위에서 정식으로 제기되지 않은 사업은 검토 자체를 하지 않고 확실하게 원칙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