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4~18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국제유가 향배와 함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최대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9년 반 만의 금리 인상인 만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으로서는 또 한번의 역사적인 한 획을 긋게 된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개월 만의 최저치로 한 주를 마감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3%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산유국과 신흥국 경기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증폭,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여기다 오는 15~16일 미국 FOMC를 앞두고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경계심까지 작용해 투자금이 위험 자산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4일 총회에서 감산을 보류한 이후 공급 과잉 우려로 하락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14달러(3.1%) 떨어진 배럴당 35.6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2월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는 배럴당 35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약 6년 10월 만의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내년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82달러(4.6%) 떨어져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점을 기정사실화한 만큼 금리 인상이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미국 경제의 견고함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시장은 잠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있으나 그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불확실성이 사라져 궁극적으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이달 금리 인상 확률은 85%였다.
다만 문제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강세로 연결, 미국과 유로존 및 일본 등 주요국과의 금융정책 괴리가 커져 수출주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FOMC 종료 직후인 17~18일에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열리는데, 이번에도 현상 유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중국의 공식 외환시장인 중국외환거래시스템(CFETS)은 최근 새로운 위안화지수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13개 통화로 구성, 위안화의 가격 변동을 더욱 포괄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CFETS는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 새로운 위안화지수 발표로 당국이 위안화와 달러화 간 연관성을 약화해 위안화의 추가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져 위안화는 11일 상하이외환시장에서 지난 8월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이번 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는 11월 산업생산(16일), 경기선행지수(17일) 등이 발표된다.
손포재팬 닛폰코아 자산운용의 우에노 건제 수석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선반영돼 증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히려 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후 내년에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다만 신흥국, 중국 위안화 환율이 문제인데, 미국 금리인상으로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 투자정보부의 야마구치 마사아키 증시 전략가는 “혹시 미국 경기가 금리를 올릴 만큼 강력하지 못해 금리 인상이 보류되면 장기 금리가 하락할 수도 있다”며 “양적완화(QE)1, QE2의 출구를 의식했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려된 유가 하락도 기본적으로는 공급 측의 요인이라는 견해가 강하고, 시장은 지나치게 예민하게 신경 쓰지만 본질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