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은행 중 절반의 직원들이 번 돈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수익 환경은 악화되는 반면 임금은 꾸준히 상승한 결과다.
28일 신한·국민·하나·우리·기업·부산·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인당 순이익’(3분기 누적)이 평균임금보다 높은 곳은 신한, 기업, 부산은행 3곳에 불과했다. 과반 이상의 은행 직원들이 자기 급여만큼 수익을 내지 못한 셈이다.
우선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이 1인당 순이익 977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평균임금인 5700만원보다 4070만원 높은 액수다. 순이익 총액은 3000억원 수준이지만, 직원수가 3020명에 불과해 1인당 순이익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1인당 순이익이 8594만원으로 평균임금보다 1894만원 높았다. 신한은행은 국민,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중 이익은 제일 크면서도 직원 수는 가장 적어 이 같은 결과를 보여줬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1인당 순이익은 7399만원으로 세 번째로 높았다. 기업은행은 평균임금이 5000만원으로 평균임금보다 2399만원 더 벌어들였다.
반면 하나·우리·국민·농협은행 4곳은 1인당 순이익이 평균임금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은행은 1인당 순이익이 2997만원이으로 평균임금 6100만원(업계 추정치)에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직원들이 벌어들인 순이익의 2배를 급여로 챙기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1인당 순이익보다 평균임금이 높은 현상에 대해 “영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지만, 은행 직원들 임금은 꾸준히 상승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간 1인당 순이익 격차가 평균임금의 격차보다 4배에 가깝다는 것도 이를 잘 증명한다. 1인당 순이익과 평균임금의 표준 편차를 계산한 결과 순이익은 2336만원으로 나왔고, 평균임금은 567만원으로 측정됐다.
이는 은행들의 평균임금이 은행별 1인당 순이익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은행권 임금체계가 성과와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