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1~1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저점 매수를 모색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높아진 중국증시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가운데 9년 만의 금리인상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하락세도 반등에 걸림될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서자마자 다양한 요인이 맞물리는 중에 세계적인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 각국의 부양책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7.65포인트(1.02%) 내린 1만6346.4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1.06포인트(1.08%) 떨어진 1922.03에, 나스닥지수는 45.80포인트(0.98%) 낮은 4643.6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3대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약 4년 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중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미국 작년 12월 고용지표가 예상 외 호조를 보이며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다우지수의 주간 하락폭은 1078달러에 달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리먼 쇼크 직후 주가가 급락한 2008년 10월초 1874달러 하락 이후 거의 7년 3개월 만의 최대폭 하락이었다. S&P500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6% 떨어졌고, 나스닥은 작년 10월 1일 이후 약 3개월새 최저치를 기록, 2011년 이후 최장인 7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주는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 악화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중심 환율을 하향하고,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중국 증시 거래가 정지, 리스크 회피의 움직임이 가속화했다. 8일 위안화 환율이 9거래일 만에 올랐지만 투자자들 사이의 불안 심리는 워낙 강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17.33엔으로 엔화 가치는 작년 8월 이후 최고로 뛰었다. 뉴욕선물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12년 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번 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미국의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발표된다. 15일에는 작년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전월에는 0.2% 증가했었다. 또한 11일부터는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기업들이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BNP파리바증권의 고노 료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내수는 견조하지만, 그동안의 달러 강세로 미국 제조업은 이미 리세션 상황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인상을 지속한다면 경기 침체 확률은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며 “경제지표에 따른 시장의 심리 향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13일에 작년 12월 무역 수지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수출이 전년 대비 8%, 수입은 1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위안화 약세 유도로 중국에서의 자금 유출이나 아시아 경제 전체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되기 시작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무역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면 시장은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