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최근 차관에서 1급 자리까지 대거 공석이 생기면서 후임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임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3일 취임 이후 조만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지난 12일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사퇴했다. 국무조정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들의 승진 코스로 인식돼 왔다. 전임자인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동연 아주대총장이 그 예다. 차기 국무조정실장에 기재부 차관 출신들이 거론되는 이유다. 관가에서는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이 차관은 기재부 2차관에서 수평이동한 케이스다.
이 차관이 빠질 경우 미래부 2차관에는 현재 청와대 기획비서관으로 가 있는 홍남기 전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이 유력하다. 홍 비서관은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기재부 인사 때마다 이름이 거론됐지만 컴백하지 못했다.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이동하면서 이 자리가 3주 넘게 공석이다. 기재부 1차관은 거시, 금융, 세제, 정책을 담당해 경제부총리가 공석일 때 위임도 한다. 지난 6일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긴급거시경제금융회의를 기재부가 아닌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후임 기재부 1차관에는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와 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는데 최근에 정은보 차관보쪽으로 많이 기울어졌다는 평가다. 정 차관보는 현 정부 출범 때부터 3년 가까이 기재부의 궂은 일을 도맡아 추진했다. 관가에서도 이번에는 그를 챙겨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정 차관보가 차관으로 승진할 경우 1급 자리가 3개나 빈다. 최근 김용진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과 김형돈 조세심판원장이 사표를 냈다.
후임 차관보에는 경제정책국장 출신인 김철주 기획조정실장, 조세심판원장에는 관례상 한명진 조세정책관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국회에 나가 있는 조세정책관 출신 최영록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도 복귀를 앞두고 있어 기재부 차관부터 국장까지 연쇄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차관급 기재부 외청장들인 김상규 조달청장, 김낙회 관세청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 더 큰 폭의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