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간소화서비스도입 후 부양가족 정보제공 동의신청 안 해 놓친 경우 가장 많아”
정부의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시행 이후 직장인들의 연말정산이 수월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다수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자료에 명시된 금액만 공제되는 줄 알고 있다가 적잖은 공제를 놓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양가족의 정보제공 동의절차를 모르거나 잘못한 경우, 군 입대 등으로 정보제공 동의가 어려운 경우 등이 있는데 이를 모르거나 바빠서 확인하지 않고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제공하는 것만 공제신청을 하니 공제를 많이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18일 “간소화서비스 이용을 위해 부모님이나 만 19세 이상 자녀 등 부양가족공제 대상자의 정보제공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이를 모르거나 알더라도 번거로운 절차 때문에 정보제공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귀속 연말정산을 하면서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 금액이 나오지 않아 공제를 놓쳤다가 납세자연맹을 통해 추가로 환급받은 9가지 사례를 정리해 발표했다.
사례에 따르면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부모님이 정보제공 동의를 해줘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아 놓친 경우가 가장 많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서 부모님이 지출한 공제내역을 확인해 연말정산 때 반영하려면 부모님 정보동의가 필수다. 문제는 부모님과 따로 살 경우 팩스나 세무서방문신청만 할 수 있는데 많은 직장인이 정보제공 동의 절차를 아예 모르거나 바빠서, 또는 신청절차가 번거로워 간소화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부모님이 부양가족공제를 받을 수 없는 60세 미만이라서 정보제공 동의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부양가족공제는 안 되더라도 신용카드나 의료비는 공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놓쳐 공제를 못 받는 경우도 꽤 많다.
이와 함께 군 입대 이전에 아들의 정보제공동의를 받지 않아 제대 후에나 납세자연맹의 도움을 받아 공제받은 사례, 어린이집 보육료가 간소화 서비스에서 제공되지 않아 누락한 사례 등이 있다.
이밖에 ▲금융기관의 오류 등으로 주택자금 관련 공제를 놓친 사례, ▲병의원이 자료 제출을 늦게 하거나 누락해 공제를 놓친 경우, ▲간소화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의료비만 공제받을 수 있는 줄 알고 안경구입비, 장애인보장구 구입비 등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현금영수증 사이트에서 바뀐 휴대폰 번호를 수정하지 않아서 놓친 사례 등 총 9가지 유형이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정보동의를 받지 않아 소득공제를 받아야 하는데 받지 못했다면 번거롭더라도 정보동의를 꼭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011~2014년 연말정산 때 놓친 공제를 지금도 환급이 가능하다“면서 ”정보제공 동의신청 때 2011년 이후연도의 모든 자료에 대해 동의신청을 하면 2011년 이후 의료비 등 모든 내역이 조회돼 놓친 공제를 다시 공제받아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연맹이 발표한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 누락되어 추가로 환급받은 9가지 사례.
1. 기본공제대상자 정보제공 동의를 늦게 받은 사례
기본공제 대상(만60세 이상)인 (조)부모님 정보동의를 늦게 받아 공제를 놓쳤다가 납세자연맹의 환급도우미 코너를 통해 162만원을 환급 받은 경우가 가장 빈번한 사례다. 연맹 회원 A씨는 어머니 기본공제를 받았으나 어머니 정보동의신청을 하지 못했다가 연맹의 도움으로 2010~2013년 귀속 놓친 어머니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영수증사용액과 의료비를 추가로 공제받았다.
2. 부양가족공제 대상(만60세미만)이 아닌 부모님 사례
부모님 연령이 만 60세 미만인 경우 기본공제 대상이 아니라서 직장인들이 흔히 부모님의 정보제공 동의를 받지 않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 이럴 경우, 부양가족공제를 받지 않아도 부모님이 사용한 신용카드나 의료비 사용액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정보제공을 받지 않았으니 당연히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 관련 내역이 잡히지 않는다. 공제 받기 위해서는 즉시 정보동의 신청을 하거나 부모님 신용카드사용명세서나 의료비 명세서를 발품 팔아 준비해야 한다.
3. 군 입대 아들 대학 등록금,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대중교통비 누락
아들이 2013년 2월 대학 1학기 등록금만 납부한 채 2013년 3월초 군 입대했다. 당연히 2013년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 소득공제자료에 나오지 않았다. 이로써 아들 대학등록금 250만 원과 의료비가 누락됐다. 만 19세 이상 자녀의 경우에는 자녀가 정보제공 동의를 해야 간소화서비스에 아들 관련 지출이 제공된다. 아들이 제대 후 연맹의 과거 놓친 공제 환급도우미서비스를 통해 환급받았다.
4. 자녀 어린이집 보육료
2013년에는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 자녀 어린이집 보육료가 나오지 않았다. 연맹 회원 C씨는 교육비는 간소화서비스에 나오는 것만 공제받는 것으로 잘못 알아 놓쳤다가 연맹의 도움으로 나중에 환급받았다.
5.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누락
직장인 B씨는 2011~2013년까지 NH농협은행에서 주택임차차입금을 대출받고 매년 190만 원 정도를 원리금으로 상환했다. 상환액의 40%가 소득공제 대상이지만, 금융기관이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간소화 서비스에서 공제 내역이 누락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전산시스템 미비'를 이유로 지난 2011~2013년까지 10만8321명의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소득공제 대상 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았다.
6. 주택자금이자상환액 공제
일부 금융기관에서 주택자금이자상환액을 간소화서비스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공제를 못 받은 사례가 있었다. 또 주택자금 대출은행을 다른 은행으로 갈아탔는데 누락돼 환급받은 사례도 있다
7. 의료기관이 연말정산 서류제출 이후 의료비용 추가 등록하거나 누락한 사례
의료기관들은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가 개통되는 1월15일 이후에도 의료비를 추가로 등록할 수 있다. 회사에 연말정산 서류를 모두 제출한 뒤 의료기관이 뒤늦게 의료비를 추가하거나 아예 의료비를 누락해 간소화 서비스에 안 잡힌 사례가 있었다.
8. 안경, 보청기 등 구입비 의료비공제 누락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 조회되는 자료만 의료비공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누락한 사례도 여러 건 있었다. 시력교정용 안경‧콘택트렌즈 구입비, 보청기‧휠체어 등 장애인보장구 구입비와 의료기기 구입‧임차비용도 의료비공제 받을 수 있는데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는 이 금액이 조회되지 않는다. 공제 받으려면 안경점이나 판매처에서 영수증을 발급받아 따로 제출해야 한다.
9. 휴대폰번호 바뀌었는데 현금영수증 사이트에 미등록
휴대폰을 교체하면서 번호도 바뀌었는데, 국세청 현금영수증 사이트에 바뀐 번호를 등록하지 않아 현금영수증공제가 누락된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