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신빙성 없어” vs “명단 존재 사실은 일관”
헌재, 25일 마지막 변론기일 지정…선고는 3월 중순 전망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진술을 일부 번복하면서 신빙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증거와 증언의 효력 유무에 대한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홍 전 차장은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 작성 시점과 장소 등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홍 전 차장의 수사기관 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는 내용의 통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조 명단을 듣고 메모했다고 말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이달 4일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오후 계엄 당일 오후 11시 6분경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불러주는 정치인 등 체포 명단을 메모지에 적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홍 전 차장은 해당 시간에 공관 앞 공터가 아닌 본청 내부에 있었던 것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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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윤 대통령 측은 “바깥에서 메모한다는 건 극히 이례적이고 추운 상황이었을 수 있다”며 “장소를 혼동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홍 전 차장 증언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국회 측과 홍 전 차장 측은 명단 존재 사실 자체는 일관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가 일부 변동이 있더라도 증언 자체의 신빙성을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 전 차장의 말이 계속 바뀌고 정황도 맞지 않다”며 “홍 전 차장의 증언은 신빙성이 없기 때문에 체포조 관련해서는 조지호 경찰청장을 비롯해 다른 증언들이나 조서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한상훈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 전 차장 증언이) 부정확한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하다”면서도 “명단의 진실성이 탄핵 당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명단에 적힌 사람의 숫자보다 명단에 적힌 사람들을 체포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명단의 존재 자체는 일관되고 큰 틀에서 봤을 때는 변함이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헌재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다음 기일을 25일로 지정하고 이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25일 오후 2시 11차 변론기일에는 양측의 최후변론과 당사자인 윤 대통령의 최종 진술이 있을 예정이다.
또 다른 증인이나 새로운 증거 채택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대로 변론이 종결될 전망이다. 선고는 3월 중순 내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론이 종결된 후 14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선고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