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그간 논의에서 평행선을 달렸던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에서 사실상 합의점을 찾았다. ‘북한인권법’도 잠정적으로 합의했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나머지 쟁점법안은 23일 재논의하는 등 타결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여야은 21일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지도부 회동을 통해 일부 법안에 잠정 합의했다. 회동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과 정부의 원샷법을 원안대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의에 급격한 진전이 이뤄진 것이다.
더민주는 그동안 원샷법에 대기업 또는 재벌을 제외하자는 주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다만 시행기간을 놓고 새누리당은 5년을, 더민주는 3년을 각각 주장하면서 일단 3년간 시행하고 추후에 2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북한인권법도 일부 문구를 변경하자는 더민주의 요구를 새누리당이 수용하면서 이견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야당이 전격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데에는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가 ‘쟁점법안 촉구 1000만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여당이 후방에서 처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야당이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4.13 총선을 앞두고 경제위기 책임론 공세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다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경우 야당이 의료법과 건강보험법 일부 조항을 제외하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여당이 “사실상 의료 관련 전체를 제외하는 것과 같다”면서 거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동개혁 4법 가운데 쟁점이 되고 있는 ‘파견법’ 논의는 여전히 답보상태를 보였다. 정 의장은 이번 회기에 합의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논의하면 좋겠다고 양당에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방지법 역시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대(對)테러센터를 총리실에 두는 데에는 의견을 일치시켰지만 국가정보원에 정보수집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을 야당이 거부했다.
한편 여야는 23일 다시 회동을 갖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한 선거구 획정안도 거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