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물가상승률이 부진하면 추가부양책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3월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BOJ 총재도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한 경우 BOJ는 추가 완화정책을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많은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대 인플레이션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만약 목표치(2%)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경우 양적질적완화(QQE)를 더욱 강화하고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부양 여력에 한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BOJ의 매입대상 자산은 다양하다”며 “BOJ가 매입하지 않은 일본 국채는 여전히 전체의 3분의2 가량이나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경제에 대해서는 “언제나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이라며 “내년은 훨씬, 적어도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시장 상황이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지는 않았다”면서 “기업들은 상당한 자본 투자 계획을 하고 있으며 임금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실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구로다 총재는 “외환, 주식, 채권 시장을 면밀히 살피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실물 경제”라면서 “실물 경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 1~1.5%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저유가와 금융시장 불안이 일본의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구로다 총재는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이 과도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산유국과 신흥국가들의 성장세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지만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 위기는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