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들어본 말이다. 연예인 스폰서 문제를 다룬 방송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제보자나 연예인과 스폰서를 연결해주는 브로커를 인터뷰해 내보내는데 내용이 대부분 비슷하다. 성상납 내용의 문건을 남기고 지난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신인 연기자 장자연 자살사건을 계기로 봇물을 이룬 연예인 스폰서를 다룬 방송에서 현직 스폰서 브로커는 “스폰 비용이 1억부터 20억까지 다양하며 신인 연예인인부터 톱스타까지 관리하는 연예인만 수십명이다. 다 밝혀지면 연예계가 충격에 빠진다”(MBC ‘뉴스후’) “만약 연예계 스폰서의 실체가 밝혀지면, 우리나라 방송은 24시간 연예계 스폰서와 관련한 뉴스 보도만 한다 하더라도 부족할 것이다. 이미 걷잡을 수 없이 광범위해져버린 연예인 스폰서를 문제 삼는다면 스타들은 전부 잡혀가게 될 텐데 작품에 누가 출연할 수 있겠냐”(tvN ‘이뉴스’)
이후 연예인 성상납과 스폰서 문제를 다룬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연예인 스폰서 문제는 근절되지 않고 일부 연예인의 문제제기와 폭로는 계속 터져 나온다.
올 들어 걸그룹 타히티의 멤버 지수(22)가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해 큰 충격을 줬다. 지수는
1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메시지 굉장히 불쾌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스폰서 브로커라고 소개한 사람의 메시지를 캡처해 공개한 것이다.
그 다음날인 1월 12일 연기자 출신 무속인 박미령은 한 방송에서 “연예계에서 스폰 제의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당시에 많이 고민이 됐었다. 결혼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안정적인 삶을 택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서도 방송에서 스폰서 문제를 폭로한 연예인이 한둘이 아니다.
연예인 스폰서 문제를 언급한 연예인도, 방송도 대부분 일회성 폭로에 그친다. 방송은 엄청난 ‘핵폭탄급’이라는 실체가 불분명한 충격용 인터뷰만 내보내고 있다. 이처럼 연예인과 스폰서 브로커의 폭로와 증언으로 연예인과 스폰서의 검은 거래에 대한 문제제기 주장은 많았으나 실체가 밝혀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폭로 이후 얼마 안가 연예인 스폰서 문제는 충격적인 수식어와 함께 언론에 또 다시 보도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연예인 스폰서 문제는 명백한 범죄행위이기에 스폰서를 하는 사람이나 돈을 받고 성을 파는 연예인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한다. 또한, 연예기획사를 비롯한 연예산업 전반에 대한 법과 제도 등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 연예인 과잉 공급의 문제에 대한 개선, 연예인과 지망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실시, 일부 연예인과 연예계 종사자, 연예인 수요자의 잘못된 인식 전환 등이 뒤따라야 만이 연예인 스폰서 문제는 개선될 수 있다.
언론 역시 일회성 눈길 끌기용 충격보도가 아닌 실체와 사실을 파헤치는 끈질긴 탐사보도나 지속적인 보도로 스폰서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