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농식품부 여성과장 1호가 됐고,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인사·총무 업무를 담당하는 총무과장(현 운영지원과장)을 맡기도 했다. 농촌산업과장·지역개발과장·농촌정책과장 등을 역임해 농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업무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경아 정보통계정책 담당관도 소수 직렬인 전산직이지만 이번 인사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했다. 대부분의 부이사관이 고시 출신의 남자 공무원인 상황에서 고시가 아닌 소수직렬 출신의 여성 공무원이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실력과 업무 성과를 높이 평가 받았다는 후문이다.
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선 지난 1월 권진선 서기관이 최초 여성 지원장으로 발탁돼 주목 받고 있다. 행정서기보(9급)로 1981년 공직에 입문한 지 35년 만에 부산·울산·경남도를 관할하는 경남지원장으로 올라간 권 서기관은 2006년 농관원 최초의 여성사무관 승진이라는 이력도 갖고 있다.
이같이 올 들어 농식품부의 여성공무원이 약진하고 있는 것은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특히 올해 정기 인사에서 이 장관은 농정 성과를 높이는 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유연성을 활용하자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수 여성인력을 적극 활용하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농식품부 안팎에선 이를 고려하더라도 그간 농정 정책에서 여성 공무원들로부터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에 농식품부 여성공무원의 고위직 진출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2월 말 현재 농식품부 본부 인원 563명 중 여성 공무원은 34.4%(194명)에 달한다.
이 중 기획재정 담당관실 박수진 과장, 정보통계 정책담당관실의 박경아 과장, 과학기술정책과의 이시혜 과장 등 여성 과장이 9명이나 된다. 지난해 농식품부로 부임한 신임 사무관 8명 중 7명이 여성이라는 점도 여풍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농식품부 안팎에선 여성공무원 비율이 높아지는데다 각종 인사에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이뤄지면서 여성 공무원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성 공무원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고위직 진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여성 공직자들이 남성에 비해 ‘여자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편견과 선입견으로 보직 관리가 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직 진출을 위해선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고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등 정무적 적응력을 키워 나가는 게 중요한데 이 때문에 여성 공무원들이 고위직 진출에 제약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일과 가정을 병행해야 하는 근본적인 어려움도 여전히 힘든 숙제로 남아 있다.
김정희 국장은 “딸이 초·중등학교 다닐 때 학교생활을 찬찬히 챙겨줄 겨를이 없었고 입학, 졸업식도 거의 참석 못했다”면서 “아이가 바빠서 못 오는 것을 이해해 주었지만 지나고 보니 아쉽다”고 언급했다.
특히 5급 공무원으로 입직한 경우 출산·육아와 중요 보직 경로의 선택, 교육훈련의 기회가 비슷한 시기에 몰려 양립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 국장은 농식품부가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가족이 함께 이사한 점, 남편의 직장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아직도 어려운 부분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의 여성 공무원들은 부처의 여성 인력이 대폭 확대된 만큼 과거에 비해 출산·육아 휴직, 보육시설 확충 등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또한 앞으로는 시간제 근무나 유연근무 확대 등 일가정 양립정책을 농식품부가 선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