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주도의 ‘인터넷 전문은행 실무지원 태스크포스(TF)’와 더불어 금융감독원이 이달 중순부터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심사 준비 실무 TF’를 운영한다.
금감원의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심사 준비 실무 TF는 구경모 은행감독국장을 단장으로 일반은행국, IT·금융정보보호단, IT검사실 등의 부서가 참여한다. 주무 부서인 은행감독국은 현재 TF 적정 인원 차출을 위해 인력풀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내 설치되는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심사 준비 실무 TF는 본인가 이전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심사 절차와 방법을 논의하게 된다. 더불어 본인가 과정에서 전산시스템, 금융소비자 보호체계 등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지 등을 밀착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위의 인터넷 전문은행 실무지원 TF가 법령 정비 등 업계의 건의사항을 수렴해 각종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금융당국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지난해 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 ‘케이(K)뱅크’의 준비 작업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 컨소시엄은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의 핵심인 시스템 구축과 함께 내부 규정, 업무 지침 등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을 주도할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오는 4일까지 정보기술(IT), 수신, 여신, 신용평가시스템(CSS), 리스크관리 등 총 21개 분야에서 경력자를 모집한다. 지원 자격인 해당 업무 3년, 총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은행권의 대리급 이상 지원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인터넷 전문은행은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금융권은 야당의 반대로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된 은행법 개정안을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예외적으로 산업자본 지분한도를 4%에서 50%로 늘리는 은행법 개정안 통과를 바라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ICT 기업가 활발하게 참여하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논리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각각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 KT의 지분율은 10%(의결권 4%), 8%(의결권 4%)인 만큼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구조다. 나머지 지분은 주로 금융회사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에서 금산분리의 기본원칙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는 13일 치러지는 총선 결과에 따라 은행법 개정안의 명운이 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안과 무관하게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예비인가 업체들이 요건을 갖춰 신청하면 상반기 안에 본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