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워홈의 법인등기에 따르면 구 부사장이 아워홈 경영에서 손을 떼고 관계사인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길 예정인 가운데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씨가 아워홈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경영에 참여하지 않던 구본성 씨가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아워홈의 승계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구 부사장은 등기이사에서 퇴임했다. 지난 2004년 등기이사에 오른 이후 12년 만에 물러난 것이다.
구본성 씨는 2015년 말 기준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은 구 회장의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구 부사장이 20.67%를 소유하고 있다.
그동안 아워홈은 구 부사장만이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 경영 승계에서는 일찌감치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구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아워홈에 입사했다. 2010년 전무로 승진한 뒤 2015년 2월 부사장에 올랐다.
반면 장남 구본성 씨는 삼성경제연구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사와 관련된 어떤 자리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본성 씨는 아워홈 주주로서 등기이사에 처음 선임됐다"며 "향후 아워홈 경영에 참여할지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 시각은 다르다.
구 부사장은 아버지 구 회장과 경영방식을 놓고 이미 소원한 관계가 됐다는 시각도 흘러나온다. 구 회장은 구 부사장이 일부 경영진과 갈등을 빚고 회사 안팎으로 시끄러울 때 직접 보직해임시키고, 지난해 7월 이승우 대표를 복직시키기도 했다.
구 회장이 직접 구 부사장을 보직해임 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후계 구도에 영향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으나, 6개월 만인 지난 1월 다시 불러들이면서 단순 문책성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런데 불과 복귀 2개월여만에 구 부사장이 아워홈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고, 부사장 직함도 내려놓기로 했다. 관계사인 캘리스코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외식사업 경영에 전념할 전망이지만, 아워홈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된 듯한 인식을 지우기는 힘들다. 복귀한 이승우 대표와의 구설수도 또다시 불거졌고, 구 회장의 알 수 없는 인사 정책도 도마위에 올랐다.
캘리스코는 조만간 주주총회를 열고 구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구 부사장은 아워홈의 관계사인 캘리스코의 최대주주로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캘리스코는 2009년 10월 아워홈의 외식사업인 '사보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사보텐', '키사라', '타코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아워홈과 분리경영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